나에게 가족이란

영국 2023. 4. 19. 02:08

버겁다. 보고싶다. 애틋하다. 미안하다.

이번 아빠의 영국 방문을 통해 깨닳은 점.
아빠는 대답을 잘 안한다. 이건 이전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24/7 붙어서 지내다 보니 더욱더 알아차리는것중 하나였다.
나는 남이 먹는 소리에 예민하다.
나는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해주는 사람이 좋다. 좋다 싫다. 하고싶다 안하고싶다. 가자 가지말자. 의사표현이 확실하면 여행중 동선짜고 결정하는데 훨씬 쉽다.
아빠는 돈 쓰는데 나보다 훨씬 후하다. 다르게 말하면 쉽게쓴다.
아빠는 아빠 얘기를 안한다.
아빠는 뭔갈 말하면 원래부터 알고있었던 냥 얘기한다.

아빠도 물론 우리와 같이 지내며 불편한점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틈만 보이면 담배 잔소리를 하고
차에 와이퍼가 오래돼어 사용할 때마다 소리가 나도 그냥 두고 안바꾸고
아빠는 걷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길들을 데리고 걸어다녔고
말 통하지 않는 사위와 함께 지내며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같이 보낸시간들이 매우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아빠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시간이 이렇게 지난 이후지만 그럼에도 바래지 않고 문득문득 떠오르고 미소를 지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한국에 가도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인데, 영국와 내가 사는 곳에서 함께 지내며 일상 곳곳을 들여다본 아빠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빠와 내 파트너 혹은 내가 함께 체스를 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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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34

영국에서의 보통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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